요즘은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여름감기가 흔한 이유에 대해 특별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높은 기온과 습도로 피로가 누적돼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른바 과도한 냉방 때문에 생기는 ‘냉방병’의 증상도 감기와 비슷해 콧물이 나고 머리도 아프기도 한다. 여름 감기 역시 콧물, 두통 등의 증상이 만만치 않아 약을 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페닐프로판올아민(피피에이) 함유 감기약이 출혈성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약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감기는 계절에 관계 없이 몸의 면역 상태가 떨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와 같은 원인 균 등이
감염된 결과로 생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다면 일단 적절한 휴식과 음식 섭취 등을 통해 몸의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이다.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이다. 현재까지는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약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기침, 두통, 콧물 등 감기 증상이 너무 심할 때는 약을 쓰기도 할 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피피에이는 웬만한
종합감기약에는 거의 다 들어 있는 성분이어서 함부로 약을 먹는 것이 위험함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약은 콧물이나 코 막힘 등을 개선하는 약으로, 코 속 혈관을 수축시켜 증상을 개선할 뿐이다. 그러나 코 속 혈관만 수축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작은 혈관들도 수축시켜 그 부작용으로 출혈성 뇌졸중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감기약은 치료아닌 증상완화 도와줄 뿐
휴식취해 저항력 키우고 청결관리 우선
대체성분 약 쓰더라도 장기복용 피해야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일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항생제를 먹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대부분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항생제는 죽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감기를 예방하고 퇴치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의들은 “집에 돌아오면 손 씻기, 양치질 등
철저한 개인 위생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적절한 휴식을 갖도록 하며 평소 술, 담배를 즐겼더라도 이때만큼은
피하는 것이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이 아프거나 쉬었을 때는 성대의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을 때까지 큰 소리 내는 것을
줄이고, 하루 4~5회 가글을 해 주면 좋다. 물을 많이 마셔 주는 것도 목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은 특히 “개인 위생 지키기와 술, 담배 피하기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웬만큼
단단히 마음 먹지 않으면 이를 실천하기 쉽지 않으므로 쉽게 약을 찾아 과도하게 먹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민선 교수는 또 “감기약은 콧물,
두통, 기침 등의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지만, 보통의 65살 이상의 노인은 특히 약을 쓰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감기의 여러 증상을 줄여 주기 위해서는 의학적으로는 주로 항히스타민제, 진통소염제, 기침
억제제, 가래 제거제 등을 쓴다.
이번에 사회적 논란이 됐던 피피에이 처럼 콧물, 코 막힘을 줄여 주는 항히스타민제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어 사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굳이 쓴다면 피피에이 대신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약을 쓴다. 이도 2~3일 이내로 짧게
쓴다. 항히스타민제는 특히 고혈압,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머리나 목구멍이 아플 때는 흔히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소염제를
쓴다. 이와 함께 이부프로펜, 아세클로페낙, 덱시부프로펜 등과 같은 약을 쓸 때도 있다.
기침에 대해서는 코데인이나 덱스트로메토판 성분이 쓰이며, 가래를 제거하는 데는 에도스테인,
암브록솔, 브롬헥신, 아세틸시스테인과 같은 성분들도 사용된다. 소화제나 제산제 등은 소화 장애나 속쓰림 등의 증상이 없다면 사용할 필요 없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선우성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