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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왕자와 용감한 공주
조회 : 40457        작성자 : 관장님   
옛날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사나'라는 이름의 왕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웃 왕국의 공주와 결혼해서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그 나라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무어족 군사들이 쳐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왕은 너무 늙어 군대를 지휘할 힘이 없었습니다.
신하들이 말했습니다.
"폐하, 염려하지 마십시오. 아드님인 사나 왕자님께서 우리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하지만 왕자는 엄청난 겁쟁이였습니다. 사나 왕자는 덩치가 크고 용맹스러워 보였으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왕자가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어떡하오? 백성들은 내가 군사를 지휘해 무어족을 물리칠 거라고 기대하고 있소. 하지만 나는 싸움터에 나가는 것이 두렵소. 그저 멀리 도망치고픈 생각뿐이오."
왕자가 잔뜩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본 공주는 매우 슬펐습니다. 그녀는 왕자가 용 감해지도록 도와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왕자가 용감해질 수 있을까 요? 공주는 한참을 깊이 생각하더니, 드디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습니다.
"내가 당신의 갑옷을 입고 군대의 맨 앞에 서서 싸우겠어요. 그럼 나를 당신이라 고 믿을 거예요."
사나 왕자는 마지못해 그러자고 했습니다.
공주는 왕자의 갑옷을 입고, 왕자의 말에 올라탔습니다. 그날 무어족은 아주 맹렬하게 공격해 왔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군대를 이끌고 나아가, 무어족 군대를 내쫓았습니다. 무어족이 다시 공격해 왔지만, 또다시 용감한 공주가 나서서 그들을 격퇴시켰죠. 그 동안 왕자는 궁궐 안에 숨어 있었습니다.
공주는 군대를 아주 잘 지휘했으나, 몇몇 부하는 자신들을 지휘한 사람이 왕자 인지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왕자의 말이 틀림없었지만, 말에 탄 사람은 왕자 보다 몸집이 훨씬 작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왕자가 계속 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 던 것과 공주의 행방이 묘연한 것 등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군대를 이끈 사람이 왕자가 아닐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공주는 궁궐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이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공주가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여기 당신의 갑옷이 있어요. 이제 나가서 군사들에게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세요. 저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의심하고 있어요. 나중에 필요할 때에 우리가 다시 바꾸면 돼요."
그리하여 왕자는 자신의 갑옷을 입고, 공주는 긴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말을 타고 나가서 군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왕 또한 그 자리에 있었죠.
그런데 사람들 앞에 나섰을 때, 공주가 갑자기 왕자가 탄 말에 채찍질을 했습니다. 왕자의 말은 깜짝 놀라 앞으로 달려나갔고, 군사들이 환호하며 그 뒤를 따랐습니다. 딱하게도 말을 멈출 수 없었던 왕자는 맨 앞에서 적진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무어족의 경비병은 사나 왕자가 백마를 타고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또한 왕자의 뒤에는 용맹스러운 그의 군대가 있었습니다.
무어족 군대는 공포에 휩싸여 허둥지둥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결국 사나 왕자는 칼 한 번 제대로 쓰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무어족이 지레 겁을 집어먹고 모두 도망쳐 버렸기 때문이죠. 무어족 군대를 물리친 왕자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늙은 왕 역시 자기 아들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사나 왕자는 이렇게 말했 답니다.
"칭찬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제 아내입니다. 아내야말로 제게 어떻게 용감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공포에 맞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죠."
작성일자 : 2004년 0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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